≪떠오르는 숨≫ 출간 축하파티 후기
2024년 7월 25일 목요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카페쓸에서 ≪떠오르는 숨≫ 출간 축하파티를 열었습니다. 접촉면의 친구들이 이 파티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운영자인 저는 행사장에 도착할 때까지도 행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친구들이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쓸이 보이자 두근대기 시작했습니다. 저 안에서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들어가기 전 사진을 한 장 찍어두었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이 와주셨습니다. 친구들도 있었지만 처음 만나는 독자분들도 있었습니다. 출판사를 왜 하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해 이 책을 왜 기획하게 되었는지, 작업하며 무엇을 느꼈는지를 여러 사람과 처음 나눴습니다. 참여자 몇 분이 질문도 해주셨습니다. 편집자분과의 작업은 어땠는지, ‘흑인 페미니즘’ 책임에도 생각보다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이름은 어떻게 ‘접촉면’이 되었는지 등을 질문해 주셨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출간 축하파티이자 접촉면의 시작을 응원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책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는 다른 기회로 조금 미루었습니다. 낭독요가모임, 북클럽, 북토크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 행사의 클라이맥스라고 해야 할까요. ≪떠오르는 숨≫이라는 책, 접촉면 출판사, 접촉면의 운영자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친구들이 편지를 써왔고, 이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제가 우는 걸 즐거워 하는 친구들이 있어 마련된 순서인 것 같습니다. 기획 의도대로 저는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책을 이렇게 살펴봐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 친구들이 제 생활의 어떤 부분들을 굉장히 면밀히 돌보고 있었다는 것도요. (친구인 윤원과 타리의 편지는 별도의 게시물로 올려두었으니 한 번 살펴보세요)
몇 개의 문장으로 감사의 마음을 다 옮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좋은 책을 가능한 한 오래 만드는 것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편지 낭독 이후에는 출판사의 미래와 제 미래를 점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출판사의 미래는 아주 밝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제 미래도 덩달아 조금이나마 밝길 바랍니다. 사실 ≪떠오르는 숨≫ 때문에 만들어진 자리인데 저의 사적인 관계들로 이 행사의 중심이 만들어지는 게 괜찮은 일일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제 관심사와 생활이 저의 일, 그러니까 책의 기획으로 곧장 이어지기 때문에 이 둘은 분리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것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도 괜찮다고 조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나아가는데 친구 윤원의 편지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검스가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은 이 책이 자신이 혼자 완성해 낸 지적 작업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검스는 책을 위해 생각하고 경험하고 글을 쓰고 출판하는 동안 자신과 지적, 영적으로 대화를 나눈 사람들의 이름을 모두 책 속에서 부릅니다. 우리가 익숙한 각주로 레퍼런스를 다는 방식이 아니라 그들이 어떤 친구이고 그들과 어떤 사랑을 나누었는지를 말하면서요. 저는 이것 또한 최근의 블랙페미니스트들의 저작에서 찾아볼 수 있는 중요한 인용 실천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인용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지식 권력을 재생산하고 자신의 위치를 정치적으로 드러내는 학계의 오래된 관습입니다. 이러한 관습을 진짜 사랑하는 이들과의 대화로 대신한다는 건 나를 구성하는 세계를 용감하게 드러내보이는 행위이기도 하고, 함께 대화하는 사람을 향한 정성을 보여주는 행위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인용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사람들을 급진적으로 엮어내는 쓰기를 통해 다시 우리는 검스가 해양포유류들 또한 자신의 대화자이자 인용자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서로를 인용하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더운 여름밤 ≪떠오르는 숨≫과 함께 호흡해 준 모든 분께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