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 연계 추천도서
오늘 국립현대미술관 ‘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 전시와 김화용 작가님의 ‘집에 살던 새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전시를 보고 왔습니다. ‘접속하는 몸’은 봐야지 봐야지 하던 전시였는데 마침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책방에서 이 전시의 연계 추천도서로 <떠오르는 숨>을 소개해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전시 연계 추천도서로 <떠오르는 숨>이 소개되긴 했지만 연결의 맥락은 잘 몰랐는데 전시를 보면서, 특히 ‘6부. 되기로서의 몸‒접속하는 몸’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서 <떠오르는 숨>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들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인간과 비인간, 여성과 남성, 삶과 죽음을 구분하는 임의적이고 허약한 동시에 굳건한 지점을 다룬 작품들로 읽었는데 <떠오르는 숨>이 해양 포유류와 인간을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 도전하는 지점과도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 보러 가는 분들이 계신다면 미술책방에 들러 <떠오르는 숨>도 살펴보세요. 미술책방에 다른 흥미로운 책들도 많았는데 저는 ‘어떤출판연구회’에서 만든 <어떤 읽기>와 함께 돌아왔습니다.
김화용 작가님의 ‘집에 살던 새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도 보고 왔습니다. 스크리닝 작품은 ‘45분이 벌써 지나갔다고?’하고 놀랄 만큼 몰입해서 봤습니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분들의 인터뷰가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고기로 태어나서>를 쓴 한승태 작가님이 본인이 실패한 지점들을 기록하려 했다고 담담히 이야기하는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많은 동물이 그들의 삶이 어땠는지 전혀 알 수 없게, 상상조차 할 수 없게 조각조각 흩어져 말끔하게 포장된 채 인간 앞에 놓이는 이 세계가 인간을 무감각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다시 합니다. 전시된 책자들을 제작할 때 세상을 되도록 덜 훼손하기 위해 종이, 잉크 하나하나 섬세하게 고려하신 게 느껴졌어요. 이 전시는 11월 3일까지 아트스페이스 보안3에서 열립니다. 김화용님 계정에 있는 전시 소개의 일부를 옮깁니다. @circuswoman
”이 이야기는 생태계 생물종이 절멸로 향하는 시기에 반대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축산동물과 품종동물 상황에 대한 폭로라기 보다는, 우리 모두 알 수 없었던 순간을 목격한 이의 고백이자 시스템 안에서 결국 살아야만 하는 인간의 실패담에 가깝다. 다만 이들의 목소리는 현실을 염세적이 아니라 좀 더 구체적으로 직면하게 이끈다. 좌절을 딛고 더 나은 미래 서사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멸종도 투쟁도 또다시 살게 된 삶도 유예된 작은 틈에서 누구와 만날지 그리고 어떻게 서로를 돌볼 수 있을지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