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숨: 해양 포유류의 흑인 페미니즘 수업≫

≪떠오르는 숨: 해양 포유류의 흑인 페미니즘 수업≫
알렉시스 폴린 검스 지음 | 김보영 옮김 | 240쪽 | 17,000원

“그렇게 거대하고 망설임 없는 사랑을 본 적 있나요? 우리가 그 사랑을 배울 수 있을까요?”

알렉시스 폴린 검스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수백 시간 동안 해양 친족들을 관찰했다. 노예무역 시기에 ‘중간 항로’에서 죽은 수많은 흑인 선조와 마찬가지로 해양 포유류는 학살당하는 존재이자, 학살 이후에도 살아남은 존재이다. 해양 포유류는 퀴어하고, 사나우며, 서로를 보호하는 복잡한 생물이다. 또한 인간이 만든 착취와 군사화라는 조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저명한 흑인 퀴어 페미니스트 연구자이자 시인인 알렉시스 폴린 검스는 해양 포유류와 흑인이 어떻게 살해당하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우리 곁에 남은 유산은 무엇인지, 우리와 그들의 호흡이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챌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씨라이프파크에 포획된 수많은 돌고래의 이른 죽음, 대단한 학습능력과 창의적인 공연으로 명성을 얻은 돌고래들에게서 ‘당신’을 본다. 1741년 발견된 바다 포유류가 가죽과 털을 노린 바다 사냥꾼들 때문에 27년 만에 멸종한 사례를 다루며 ‘발견되는 것의 위험함’을 말한다. 이러한 통찰은 노예로 살았던 선조들을 마주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책은 해양 포유류의 삶에서 무언가를 배우자는 제안보다는 해양 포유류가 되자는 주장에 가깝다. 저자는 해양 포유류, 혹은 당신을 지칭할 때, 그 지칭어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를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하며 인간에 대한 정의(definition)를 새롭게 한다. 인간에 대한 정의는 이미 지배와 분리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구와 새롭게 관계 맺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이들이라면 반드시 만나야 할 책이다.

이 책은 우리를 위해 쓰였다. “매일 뉴스를 보며 눈물을 참기 어려운 사람들, 자연과 단절되었음을 느끼는 사람들, 삶에서 자연을 중시하는 사람들, 기후위기를 우려하는 우리, 오랫동안 소셜 미디어를 끊고 평화롭길 원하는 우리, 해양 포유류 사진을 보는 우리의 행동이 경제 정의를 위한 일과 완전히 별개라고 생각했던 당신과 나를 위해 썼습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글이다.”

추천글

  • 해양 포유류로부터 배우는 인간 삶의 안내서라니? 포획, 사냥, 선박충돌, 해양 오염으로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다종의 고래들이 어떻게 인류를 ‘익사’로부터 구해줄 수 있을까? 퀴어 흑인 페미니스트 작가인 알렉시스 폴린 검스는 노예무역과 고래 멸종을 일으킨 가부장제, 인종주의, 자본주의라는 공동의 원인을 추적한다. ‘비슷한 방식으로’ 상처받은 흑인성과 고래다움은 무거움을 견디는 힘으로, 사랑이 넘치는 삶을 안내하는 창발성으로 재탄생했다.
    범고래는 공공장소에서 몇 달, 몇 년 동안 슬픔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밍크고래’는 사냥당하지 않기 위해 말 없는 고래가 되었다. 돌고래들은 동성에게 ‘헌신’한다. 남방코끼리물범은 한 달 내내 친척이나 친구들과 포옹하고 낮잠을 잔다. 게잡이물범은 출생 관계나 종을 넘어 서로를 입양하여 혁명적인 공동체 돌봄을 실천한다. 고래 수가 상업적 포경 시절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들은 로키산맥국립공원 크기의 숲과 맞먹는 양의 탄소를 포집할 것이다. 해양 포유류가 인간 포유류에게 전해 주는 영감이 무궁무진하다.
    이제 인류는 고래로부터 듣기, 숨쉬기, 소리내기, 협력하기, 속도 늦추기와 같은 기초적이면서 필수적인 지혜를 배워야 할지 모른다. 이 책을 통해 해양 포유류의 조언을 따르는 겸허한 수습생이 되어보자. 서로의 삶과 죽음을 축복하고 애도하는 종-횡단적 친족이 되어보자. 그리고, 마침내 ‘익사’로부터 살아남자. 『떠오르는 숨』은 생태 위기를 멈추고자 하는 모든 이의 필독서이다.

    - 김현미 (문화인류학과 교수)

  • 흑인들을 화물칸에 짐짝처럼 싣고 다니던 노예선, 고래를 사냥해 사체에서 기름을 뽑아내는 포경선으로 바글바글하던 죽임의 바다는 이제 멸종위기에 처한 북대서양긴수염고래를 보려는 고래관광 선박들로 북적인다. 폭력의 양상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타자를 구경거리와 돈벌이 수단으로 착취하는 소비가 만연한 지금, 『떠오르는 숨』은 차별과 혐오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우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비로소 숨을 쉴 수 있게 한다. 흑인과 해양 포유류의 깊은 관계성을 느끼게 함으로써 말이다. 자본주의에 익사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비인간 인격체’를 통해 인간-비인간의 경계를 허물고, ‘생태법인’ 도입으로 법적 권리의 한계를 인간 너머로 확장해야 하지 않을까?

    -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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