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둘 게 많은 책
일러둘 게 많은 책
알렉시스 폴린 검스의 ≪떠오르는 숨≫을 옮기며 긴 ’일러두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특히 일러두기 2, 3, 4의 내용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 ‘스텔러바다소(Steller’s sea cow)’ ‘아르누부리고래(Arnoux’s beaked whale)’처럼 이들을 착취한 최초 발견자 혹은 사냥꾼의 이름이 붙은 해양 포유류들이 있습니다. 검스는 식민주의적 이름 사용을 피하기 위해 각 개체의 서식지나 특징을 부각하는 이름 또는 학명을 사용합니다. 예컨대 ‘스텔러바다소’는 ‘하이드로다말리스 기가스’라는 학명으로, ‘아르누부리고래’는 ‘남방이빨네개고래’라는 이름으로 불러요. 저자의 의도를 존중하여 이를 그대로 옮겼고, 각 해양 포유류의 모습을 궁금해하며 검색할 독자의 편의를 위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정리한 일반명도 함께 밝혀 놓았습니다.
- 저자는 인간에 대한 성별이분법과 마찬가지로 고래에 대한 성별이분법을 문제 삼습니다. 모든 존재를 두 가지 성별로만 자의적으로 구분하는 체제에 반대하며, 이들을 ‘암컷’ ‘수컷’으로 분류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에 의한 성별 지정일 뿐이기에 ‘지정성별여성’ ‘지정성별남성’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또한 인간과 동물 사이의 위계나 분리, 구획을 거부하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주제이기에 주로 동물에게 쓰이는 ‘암컷’ ‘수컷’이라는 표현보다는 ‘여성’ ‘남성’ 또는 ‘그녀’ ‘그’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 ‘fish’는 ‘물살이’로 옮겼습니다. 동물해방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로 쓰이는 ‘물살이’라는 단어는 어류나 수생동물을 인간의 식량으로 대하지 않고, 물에서 살아가는 존재 그 자체로 존중하기 위해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이러한 뜻에 동참하며 ’물살이‘로 옮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