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인 이스라엘 보이콧 선언
전 세계 작가, 출판인, 도서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규탄하며, 이스라엘 출판 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안톤 허, 최돈미 번역가, 정보라, 천희란, 황정은 작가가 초기 서명자로 참여했습니다. 번역서를 통해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주디스 버틀러, 아니 에르노, 캐시 박 홍, 레슬리 제이미슨, 오션 브엉 등도 초기 서명자로 참여했습니다.
작가, 편집자, 번역가, 디자이너, 책방 운영자, 도서관 종사자 등 책을 만들고 아끼며 살아가는 동료들께 선언 참여를 제안합니다. 우리의 책이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길 위에 있길 바랍니다.
선언 참여: https://bit.ly/4hohQsf
[선언 전문]
이스라엘 출판 기관을 통한 공모를 거부한다
21세기 가장 심각한 도덕적, 정치적, 문화적 위기에 직면한 우리는 작가, 출판사, 문학 축제 관계자, 출판 산업 노동자로서 이 서한을 발표한다. 팔레스타인인이 당면한 압도적 부정의는 부인될 수 없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우리의 생활로 들어와 심장을 찌르고 있다.
지금은 비상사태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었다. 작년 10월 이후, 이스라엘이 살해한 팔레스타인 사람이 몇 명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사망자를 집계하고 매장할 수 있는 시설을 포함한 모든 기반 시설이 이스라엘에 의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스라엘이 10월 이후 가자지구에서 최소 43,362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했으며, 금세기 그 어떤 전쟁보다 많은 아동 희생자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주요 학자, 기관들이 수개월간 지적해왔듯 이는 집단 학살이다. 이스라엘 관료들은 가자지구의 인구를 절멸하고, 팔레스타인의 국가적 지위를 불가능하게 하며, 팔레스타인 땅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는 75년간 이어져 온 강제 이주, 인종 청소, 아파르트헤이트와 연속선상에 있다.
문화는 이러한 부정의를 정상화하는 과정의 필수 요소로 기능해왔다. 이스라엘 문화 기관은 이스라엘 당국과 종종 직접적으로 협력했으며, 이는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수십 년간 겪은 박탈과 억압을 교묘하게 감추고 위장하는 아트워싱의 핵심이기도 하다.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우리는 양심에 따라 아파르트헤이트 및 강제 이주와 이스라엘 기관의 관계를 검토하지 않고서는 해당 기관과 협력할 수 없다. 이는 수많은 작가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판하며 취했던 입장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투쟁에 기여한 방식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극심한 탄압에 연루되어 있거나 침묵으로 방관하는 이스라엘 문화 기관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출판사, 도서 축제, 에이전시, 출판 관련 기관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
1. 차별적인 정책과 관행 또는 이스라엘의 점령, 아파르트헤이트, 집단 학살 등을 은폐하거나 정당화하는 행동을 통해 팔레스타인인 권리 침해에 공모하는 기관
2. 국제법에 의해 보장되는 팔레스타인인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 없는 기관
이러한 기관과의 협력은 팔레스타인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이므로 동료 작가, 번역가, 일러스트레이터, 출판 노동자에게 이 선언에 참여할 것을 요청한다. 우리는 출판사, 편집자, 출판 에이전트가 자신의 연루와 도덕적 책임을 인지하고 이스라엘 및 공모 기관과의 관계를 중단하자는 우리의 입장에 함께하기를 촉구한다.
2024. 10. 28
초기 서명자
안톤 허 | 번역가
정보라 | 작가
천희란 | 작가
최돈미 | 번역가
황정은 | 작가
* 번역: 접촉면 출판사
* 문의: 팔레스타인평화연대 nablus3@gmail.com